안녕하세요, 국제학교 학생을 오래 지도해 온 선생님입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명절에 한국 좀 다녀오려는데, 학교에 며칠 빠져도 괜찮을까요?" 주재원 가정이라면 조부모님 일, 비자 갱신, 형제 입시, 귀국 준비까지 학기 중에 자리를 비울 일이 계속 생깁니다. 그런데 국제학교의 출결은 한국 학교와 돌아가는 방식이 다릅니다. 오늘은 항공권을 끊기 전에 확인하실 것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 결석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국제학교 안내문을 열어 보시면 결석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눠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뜻은 비슷합니다. · 인정 결석(authorised / excused) — 학교가 미리 또는 사후에 사유를 인정한 결석입니다. 질병, 가족의 중대사, 학교가 승인한 활동 등이 여기 들어갑니다.
· 미인정 결석(unauthorised / unexcused) — 사유가 없거나, 절차를 밟지 않고 빠진 경우입니다. 여기서 한국 가정이 가장 자주 손해를 보는 지점이 있습니다. 사유가 정당한데도 미인정으로 기록되는 경우입니다.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사후에 알렸기 때문입니다. "다녀와서 말씀드리면 되겠지" 하고 출발하시면, 같은 사유라도 기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결석의 분류·신청 절차·기준 일수는 학교마다, 해마다 다릅니다. 이 글은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이며, 판단은 반드시 재학 중인 학교의 올해 안내문으로 하셔야 합니다.

한국 학교와 무엇이 다른가

국제학교 출결(Attendance) 규정 — 한국 방문·가족 여행으로 빠질 때 미리 확인할 것
항목한국 학교에서 익숙한 방식국제학교에서 자주 보이는 방식
알리는 시점당일 아침 연락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사전 신청서를 제출하는 절차가 따로 있다
누가 판단하나담임 선생님담임이 아니라 교감·학교장 쪽인 경우가 있다
가족 여행체험학습으로 처리되는 제도가 있다학기 중 여행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학교가 많다
기록이 남는 곳생활기록부성적표에 함께 인쇄되거나 학교 정보 시스템에 남는다
시험과의 관계추후 응시나 인정점 제도가 있다외부 시험은 대체 응시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잡는 책임보충 수업·학급 단위 진도 안내학생이 플랫폼에서 직접 확인하는 구조가 많다

※ 위 표는 한국 가정이 자주 겪는 차이의 방향을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규정은 학교마다 다르니 그대로 적용하지 마시고 학교 안내문을 확인하세요.

출석은 성적에 안 들어간다던데요
맞는 말이기도 하고, 위험한 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국제학교에서 출석 자체가 과목 점수로 환산되지는 않는 것으로 안내됩니다. 그래서 가볍게 보시는데, 기록은 다른 곳에 남습니다. · 성적표 — 과목 점수 옆에 결석 일수가 함께 인쇄되는 학교가 많습니다. → 성적표 읽는 법
· 진급·재학 검토 — 결석이 누적되면 학년 진급이나 재학 여부를 검토할 때 참고됩니다.
· 서류 — 학교에 따라 비자 연장이나 재학 증명 절차에서 출석 기록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 추천서 — 교사가 학생의 성실함을 쓸 때 참고하는 자료 중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가장 실질적인 것은 성적표가 아닙니다. 수업 내용에 구멍이 생기는 것입니다. 국제학교 수업은 한 차시에 개념 한 덩어리를 끝내고 다음 차시에 그 위에 얹는 구성이 많습니다. 사흘을 빠지면 사흘치가 비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쌓일 다음 2주가 흔들립니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기간
같은 사흘이라도 언제 빠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아래 기간은 가능하면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 총괄평가가 몰린 주 — 총괄평가는 성적에 들어갑니다. 재응시가 되는지는 학교와 과목마다 다르고,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형성평가·총괄평가
· 모의고사(Mock) 기간 — 성적에는 안 들어가지만 예측 성적의 근거가 되는 경우가 있어, 빠지면 근거 자료가 비게 됩니다. → 모의고사·예측 성적
· IGCSE·IB 등 외부 시험 일정 — 외부 기관이 날짜를 정하므로 학교가 바꿔 줄 수 없습니다.
· IB 디플로마 2년 구간 — 내부 평가와 소논문의 제출 기한이 촘촘하게 배치됩니다. 며칠만 비어도 그 뒤 일정이 전부 밀립니다. → IB DP 점수 구조
· 학기 시작 첫 2주 — 과목 선택, 반 편성, 평가 일정 안내가 이때 나옵니다. 여기를 놓치면 학기 내내 정보가 한 박자씩 늦습니다.
· 학부모 상담 주간 — 이건 아이가 아니라 부모님이 놓치기 쉬운 일정입니다. → 학부모 상담 준비법

학부모님이 자주 하시는 오해 5가지
① "이메일로 알렸으니 인정 결석이다."
알린 것과 승인받은 것은 다릅니다. 많은 학교가 정해진 양식과 제출 기한을 두고 있습니다. 답신을 받아 문서로 남겨 두세요. ② "하루 이틀은 표가 안 난다."
학교 정보 시스템은 차시 단위로 기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를 빠지면 과목 수만큼 기록이 남습니다. ③ "아프면 무조건 인정된다."
대체로 인정되지만, 일정 일수를 넘기면 진단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며칠부터인지 미리 확인해 두세요. ④ "방학을 앞뒤로 며칠 늘려도 된다."
학교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구간입니다. 방학 직전·직후의 결석을 따로 집계하거나 승인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학교들이 있습니다. 항공권 값 때문에 하루이틀 당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하루가 미인정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⑤ "플랫폼에 숙제가 없으니 진도도 없었겠지."
아닙니다. 플랫폼에는 과제만 올라가고 수업에서 다룬 설명은 안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학습 플랫폼·시간표 읽는 법

그래서 이렇게 하십시오 — 4단계

1️⃣ 날짜를 정하기 전에 학사 일정을 편다
항공권보다 학교 달력이 먼저입니다. 총괄평가 주간, 모의고사, 외부 시험, 상담 주간을 표시해 두고 그 사이의 빈 구간에서 날짜를 고르세요. 이 순서만 바꿔도 대부분의 문제가 사라집니다.

2️⃣ 신청은 문서로, 미리
학교 안내문에서 결석 신청 양식과 제출 기한을 찾습니다. 없으면 담임께 이메일로 물어보시고 답신을 보관하세요. "며칠 전까지 내야 하나요", "누가 승인하나요" 두 가지를 같이 물으시면 한 번에 끝납니다.

3️⃣ 떠나기 전에 과목별로 한 줄씩 받아 온다
각 과목 교사에게 "그 기간에 나갈 진도와 제출물"을 물어 적습니다. 메일 한 통이면 됩니다. 이 한 줄이 돌아온 뒤의 2주를 살립니다.

4️⃣ 돌아와서는 필기부터 베끼지 않는다
가장 흔한 실수가 빠진 수업 필기를 처음부터 베끼는 것입니다. 시간만 쓰고 이해는 안 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빠진 단원에서 지금 진도로 넘어오는 연결 지점을 먼저 메우고 → 그 과목의 다음 총괄평가 날짜를 확인하고 → 그 앞 2주에 점검을 넣습니다.

과외를 쓰신다면 — 몰아서 말고, 이어 붙이기
결석 뒤에 과외를 찾으시는 분들이 흔히 하시는 선택이 "돌아온 주에 몰아서 많이"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이미 시차와 밀린 과제로 지쳐 있습니다. 효과가 좋은 방식은 한두 회차로 이어 붙이기입니다. · 1회차 — 빠진 단원의 핵심 개념만 영어 용어와 함께 짚습니다. 전부가 아니라 다음 단원이 딛고 설 부분만.
· 2회차 — 지금 수업에서 나가고 있는 내용을 그 위에 얹어 연결합니다.
· 그 뒤는 평소 주기로 돌아갑니다. 영어 과목은 조금 다릅니다. 읽기와 쓰기는 며칠 쉬면 눈에 띄게 느려집니다. 여행 중에도 하루 15분 소리 내어 읽기만 유지하시면 돌아와서 회복이 훨씬 빠릅니다. (리딩 레벨 읽는 법 · 영어 공부법 참고) 수학은 반대로 빠진 단원이 그대로 구멍으로 남습니다. 특히 알지브라는 앞 단원 위에 쌓이는 구조라 한 칸이 비면 그 위가 전부 흔들립니다. → 알지브라 공부법 정리
국제학교의 출결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며칠 빠졌는가가 아니라 언제, 어떤 절차로 빠졌는가입니다. 항공권을 끊기 전에 학사 일정을 먼저 펴 보시고, 신청은 문서로 미리 하시고, 떠나기 전에 과목별로 한 줄씩 받아 오세요. 돌아온 뒤 빠진 자리를 이어 붙이는 일은 30분 무료 상담으로 함께 계획을 잡아 드릴 수 있습니다.